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휴대폰 속 이름을 검색하지않고 자연스럽게 눌릴 수 있는 번호가 몇개 있다.
061 지역번호로 시작되는 이 전화번호를 다 누르면
'사동댁'이라는 이름이 뜨고 꼭 한 번에 통화가 되는 법은 없지만 듣고 싶은 단어가 있어 전화를 하게된다.
내 목소리를 단박에 알아차리지 못해 첫 목소리는
다소 무심한듯하지만 외손녀임을 알게되면 들리는 단어가 있다.
'아가'
항상 수화기너머 할머니는 날 이렇게 부른다.
나는 이상하게 저 단어가 너무 듣기 좋다. 짧은단어는 할머니의 세상 따뜻한 목소리로 나를 다독거려준다.
둘이 쪼잘쪼잘 얘기를 나눈다. 엄마의 안부는 기본이며 밥은 잘먹고다니냐 할미보러 언제 올거냐는 그저그런 통화속에 철이 덜 든 외손녀는 끊임없이 응석을 부린다.
나이를 계속 먹어도 내가 엄마가 되고 할머니가 되도
나를 '아가'라고 불러줄 사람. 전화하고싶은 밤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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