공유보다 도깨비가 좋다

드라마 '도깨비' 종영 이후 한 계절이 지나가고 있다. 여전히 공유앓이를 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고 인기만큼 많은 CF에서 그를 만날 수 있다. 그 많은 CF 중 공유의 훈훈함이 가득한 커피, 의류 CF와는 달리 BC카드 CF 속 공유는 연인을 붙잡는 안타까운 모습으로 등장한다.

 

그 동안 BC카드는 ‘지금 하세요,BC’라는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해왔다. 세상을 향해 지금 떠나는 ‘길’, 잊고 지낸 나의 꿈을 위해 도전하는 ‘꿈’, 더 늦기 전에 지금 시작할 것을 표현한 ‘때’, 곁에 있지만 소홀했던 부모님을 되돌아보는 ‘효’와 같은 캠페인 시리즈가 전달하는 메시지에 꽤 공감했다. 하지만 소비를 조장하는 신용카드 광고인 것이 항상 불편했다. 거기에 이번 공유가 나오는 ‘사랑’편은 불편한 나의 감정에 기름을 부었다.

안타까운 공유의 모습 후 ‘2017년 빨간날 68일’ 동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혜택과 즐거운 두 연인의 데이트 장면이 나온다. 사랑하는 사람을 매일 만나면 좋겠지만 각자의 일과 상황으로 매일 만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. 그래서 빨간날을 좀 더 특별하게 생각할 수 있다. 하지만 빨간날을 잘 챙기지 못했다고 등 돌리는 연인에게 “가지마. 꼭 챙길게”라 말하고 웃으며 선물을 들고 있는 공유의 모습이 씁쓸했다.

 

2017년 빨간날 68일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건 혜택도 선물도 아니다. 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둘만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. 5월 황금연휴가 시작되었고 앞으로도 빨간날이 남아있다. 일상의 바쁨에서 벗어나 좀 더 여유를 가지고 특별한 빨간날을 만들고싶다. 돈 걱정 없이 선물로 특별함을 선사해주는 멋진 공유도 좋지만 “너와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” 라고 말하는 도깨비가 나는 더 좋다.